#[폴란드 교환학생] 2022 05 11 ~ 2022 05 15 이탈리아 여행의 종착지 회색도시 밀라노 : 네이버 블로그

시끄러운 이탈리아 잼민이들 틈바구니에 껴서 무사히 밀라노까지 도착했다.

이 친구들 밀라노에 간다고 한 것 신난 건지 버스에서 단 한순간도 쉬지 않았다.

그래도 잘 도착해서 Lampugnano 역에서 숙소로 이동하기 위해 지하철을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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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대도시들은 대중교통이 잘 되어 있다.

오늘의 숙소는 한인 민박이었는데 어제 피렌체 민박의 기억이 너무 좋아서 그런지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퀄리티는 상당히 좋은 편!

짐만 후딱 두고 저녁을 먹으로 나갔다.

이미 3일간 나의 위장은 각종 파스타와 피자로 절여졌기 때문에 아시아 음식이 필요했다.

그래서 우리의 선택은? 다음 관광지 근처에 위치한 중국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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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서 어떤 음식이 가장 기억에 남으시나요?”

“중국집 새우볶음밥이오.”

이 집 음식 잘하더라 아주 배부른 식사를 하고 강가를 걷기로 했다.

이때 생각난 한 가지 사실, 이탈리아에 여행을 왔음에도 아직 젤라또를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것…

바로 근처에 있는 젤라또 집에 들러서 강가로 이동하며 와구와구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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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오아시스…랄까..?

저녁을 먹고 나니 해질녘쯤이라 강가에서 여유를 즐기기로 했다.

강둑 아무 곳에 나 걸터앉아서 여기저기서 온 사람들의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들었다.

참 평온한 시간이었는데 이런 기억이 더 오래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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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신발 사진은 내가 좋아하는 사진 중 하나인데

평안했던 그날의 분위기를 잘 나타내 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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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05 14 (토)

사실상 이탈리아 여행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14에서 15일로 넘어가는 날은 따로 숙소를 예약하지 않고

밤 버스를 통해 다시 베니스 공항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따라서 오늘은 기나긴 하루가 될 것 같았다.

내가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밀라노 두오모 대성당].

아침 일찍 갔더니 줄도 얼마 안 서고 바로 전망대로 입장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내가 가본 성당중에 가장 화려했다, 마치 성당에 왕관을 씌워놓은 것처럼

고딕 양식이 성당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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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조각상 하나하나를 보고 있자면 저절로 경외심이 든다.

내부도 화려함의 극치였다.

특히 스테인드글라스와 바닥에 모자이크 타일들이

왜 이 성당을 건설하는데 600년이라는 시간이 걸린지 말해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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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에 방문하면 꼭 들리도록 하자!

성당을 나와 광장 쪽으로 이동했는데 사람들이 분주하게 뭔가를 설치하고 있었다.

뭐고 싶어서 보니까 마라톤… ㅋㅋ

나는 마라톤에 저주에 걸린 건지 영국에 이어서 여기까지 따라왔다.

다행히 마라톤은 내일이라 빨리 도망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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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호 마라톤~

광장에서 본 성당은 또 너무 이뻤다.

하얀 건물벽이 해를 받아서 더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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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분이 저렇게 환한 건물이나 해를 보고 있으면 눈이 아프지 않냐고

왜 선글라스를 쓰지 않냐고 물어보신 적이 있는데.

사실 출국 전에 엄마가 꼭 갖고 가라 했는데 “사나이는 그런 거 필요 없다”라고 거절했다.

3달이 지난 지금 나는 시력을 잃은 하남자가 되었다.

대신 성당 앞에서 인생 샷 하나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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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는 바로 건너편에 있는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갤러리아]에 갔다.

패션의 도시 밀라노답게 한 번쯤은 들어본 명품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었다.

딱히 옷에 관심이 없는 나는 흐린 눈을 하고 관광지 구경이 아니라 사람 구경을 했다.

인스타가 사람을 망치는 건지 인미녀, 인미남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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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 살 돈으로 난 맥북 프로를 사겠다, 누가 나한테 톰 브라운 자유이용권 좀 주라

그래도 방문해 볼 만하다

점심을 먹고 승주랑 다음 뭐 하지 뭐 하지 하다가

세계 5대 오페라 공연장 중 하나인 [스칼라 좌]를 가보기로 했다.

학생 할인을 받고 입장하니 10유로 미만이었던 것 같다.

1, 2층에는 박물관 형태로 밀라노 오페라의 역사를 잘 정리해두었다.

물론 나는 오페라를 잘 몰라서 베르디라는 이름 정도만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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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정도 자세면 프리마돈나 가능?

스칼라 좌의 하이라이트는 운 좋으면 생도들이 연습하는 것을 볼 수 있다는 것.

박스석 몇 곳을 개방하여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해뒀다.

물론 시간제한이 있지만 가드 분이 재입장에는 제한이 없다 해서 한 4번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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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이 있기 때문에 따로 동영상을 올리지는 않겠다.

공연 연습 시에는 저렇게 판으로 외부 소음이 방해하지 않도록 막아두지만

연습이 끝난 뒤에는 판을 제거해 주니 더 생생하게 스칼라 좌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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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잘 맞춰서 찾아가 보자!

암튼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스칼라 좌는 엄청 좋았다.

살면서 오페라 극장에 방문할 기회가 많지는 않을 텐데 나름 지식을 쌓고 가는 것 같아서 뿌듯했다.

입장료도 많이 비싸지는 않으니 한번 가보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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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탈리아에 오면 꼭 해보고 싶었던 게 있었다.

바로 노상에서 에스프레소 마시기!

이탈리아에서 아이스커피나 아아는 구정물이라는 소리를 듣기 때문에 꼭 에스프레소를 마셔야 했다.

그래서 난 당당히 카페에 입장해서

Cold brew를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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ㅈㅅ ㅋㅋ;;

따가운 시선이 느껴지는 듯했으나 날이 너무 더워서 어쩔 수 없었음

시원한 카페에서 머리를 좀 식히고 나서 [스포르체스코 성]으로 향했다.

사실 스포르체스코 성에는 딱히 볼 게 없었고 대신 성곽이나 성루 같은 거 조금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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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성을 통과해서 개선문까지 가는데 펼쳐진 공원이 평화롭고 아름다웠다.

가는 길에 팔찌 강매단이 있긴 하지만 ㅡ.ㅡ이 표정으로 지나가면 말도 안검

실눈캐 특권이랄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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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선문 끝자락에 도착하니 한 커플이 버스킹을 진행 중이었다.

다양한 노래를 불렀는데 그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것은 Elvis의

“Can’t help falling in love “

역시 음악은 없던 분위기도 만들어 낸다, 음악을 듣고 있으니 나른하니 기분이 좋았다.

사실 밀라노에 오기 전에 기대감 보다 불안함이 컸다.

밀라노 대성당 말고는 딱히 갈 만한 곳도 없었고 계획도 빈 시간투성이.

나중에 나오겠지만 숙박도 버스에서 자야 하는 일정… 뭐 하나 정해진 것 없는 여행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 하지만 피렌체에 이어 두 번이나 음악으로 괜찮다고 위로받았다.

음악은 여행을 완성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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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위로받고 기분 좋아진 표정 ^.^

내 전용 각도로 한번 찍어봤다~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마지막 목적지 만을 남겨둔 상태에서 저녁을 해결하기로 했다.

나의 항해사 승주가 구글 맵을 통해 멋진 맛집을 찾아서 근사한 저녁식사를 했다.

카르보나라를 마지막 날에서야 먹었는데 훨씬 더 진하고 짰다.

화덕피자도 곁들여 먹으니 JM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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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까지 아꼈던 오늘의 종착지는 바로 [최후의 만찬]

이 작품을 보기 위해선 최소 1달 전에는 예약해야 하는데 여기저기 다니느라 예약을 못 했다.

개인적으로 모나리자 이상으로 내가 보고 싶던 작품이기에 많이 아쉬웠다.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 했던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날만 특별 야간개장을 하고 있었고.

가격도 형식적으로 1유로만 받는다고 했다.

나는 운 좋게 예약을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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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드디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인 [최후의 만찬]을 봤다.

최후의 만찬의 최대 장점은 우리가 예약한 15분간은 오로지 아무의 방해도 받지 않는 내 시간이라는 것.

인터넷의 여러 해석을 읽어가며 천천히 감상했다.

아마 평생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을 하나 꼽으라면 단연 최후의 만찬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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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지도 못한 특별한 기회를 허락하신 주님께 감사

최후의 만찬을 다 보고 베니스로 돌아갈 버스 시간까지 조금 남아서

그동안 마시지 못한 칵테일을 마시며 승주와의 여행 결산을 했다.

그날은 말하지 못했지만

베를린, 바르셀로나, 이탈리아까지 길치인 나를 여기까지 잘 이끌어준 나의 항해사 승주에게 참 고마웠다.

고맙다 우승주! 우승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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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버스정류장으로 가야 하는데 역시 여행은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으면 안 된다.

우선 가다가 두 갈래로 갈리는 지하철을 잘못 타버렸다…

버스 탑승까지는 시간이 간당간당했는데 일찍 파악해서 내린 후 다음 지하철을 타고

다시 돌아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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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이때 버스 놓쳤으면 베니스 못 가고 베니스 못 가면 비행기 못 타고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데 머리가 하얗게 변했다.

1차 난관을 넘기고 겨우겨우 밀라노 버정에 도착했는데

갑자기 어디서 웬 남자분이 나오셔서 하얗게 질린 표정으로

“한국인이세요? 제 가방 좀 맡아주세요!!!! 누가 제 가방을 가져갔어요”

하고는 내 쪽으로 가방을 투척하고 본인 가방을 찾으러 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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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그러니 가방만..

가방을 더 맡아주고 싶었지만 우리 버스도 출발해야 해서 어쩔 수 없이 탑승했다.

이때부터 우리 가방이 중간중간 역에 설 때마다 도난당할까 싶어서

계속 자지도 못하고 일어나서 확인했다 ㅠ

가방에 훔칠 거 없다고 도둑놈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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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잠과의 사투를 이겨낸 뒤 베니스 메스트레 역에 내려 공항버스를 기다렸다.

이게 공항버스 티켓인데 정말 허접하게 생겨서 헛웃음이 나왔다.

무려 44유로짜리 티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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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에 폭풍이 지나간 후 공항에서 한 2시간 정도 대기했다.

30시간쯤 일어나 있었는데 이쯤 되니까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도 무사히 비행기를 타고 귀국!

항상 여행은 끝까지 긴장을 놓아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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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었어 라이언… ㅠㅠ

이렇게 나의 이탈리아 여행은 끝이 났다.

한 나라에서 여러 도시를 이동하며 여행을 하는 건 처음이라 많이 색달랐다.

각 도시마다 다른 나라를 방문하는 기분으로 임할 수 있었다.

걱정되고 힘들었던 기억보다도 행복하고 즐거웠던 기억이 더 남는 걸 보니 이번 여행도 성공이다.

추후에 로마에 방문할 때 다시 만나겠지만 베니스, 피렌체, 밀라노는 영원히 저 모습으로 기억되리라.

돌이켜 보니 참 영화 같은 여행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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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