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교환학생] 2022 06 10 ~ 2022 06 13 바다의 눈 Morskie Oko : 네이버 블로그

오늘은 크라쿠프에서 자코파네로 이동하는 날이다!

그 전날 미리 09:00에 자코파네로 떠나는 버스 티켓을 구매해서 시간 맞춰서 버스 터미널로 갔다.

아쉽게도 한 번 더 먹기로 했던 버블 티와 벨기에 감튀는 먹지 못했다 ㅠ

대신 아침으로 맥모닝을 먹었다.

버스에 갖고 타면 안 된다고 해서 부랴부랴 걸터앉아서 먹었다.

하지만 우리가 먹고 있는 사이에 승객들이 탑승을 시작해서 우리가 탑승했을 때는 같이 앉을 자리가 없었다.

그래도 자리가 있으니 만족!

그렇게 2시간 정도를 달려서 폴란드 남쪽 끝에 위치한 도시 [Zakopane]에 도착했다.

먼저 숙소에 짐을 두기 위해 숙소 쪽으로 이동했다.

정류장에서 숙소까지는 30분 정도가 걸렸는데 가는 길에 천천히 걸으며 자코파네를 둘러보기로 했다.

듣던 대로 참 아름다운 동네였다.

마치 스머프가 살 것처럼 아기자기한 집들이 모여 있었다.

그중에 시선을 사로잡는 건물이 하나 있었는데 우크라이나 전쟁을 기억하기 위해 만들어진

뒤집어진 집 구조물 이었다.

폭격으로 인해 파괴된 모습이었는데 마음이 아팠다..

숙소에 체크인을 한 뒤 3일간 지내게 될 숙소를 둘러봤는데 너무 맘에 들었다.

약간 산장 같은 느낌의 숙소였는데 집 구조도 맘에 들고 무엇보다 집 밖으로 보이는 뷰가 아름다웠다.

밖에 펼쳐진 자연 경관과 포즈난에선 볼 수 없는 집 들을 보고 있으니 내가 자코파네에 온 것이 실감이 났다.

미국에서의 첫 여행지였던 Smokey Mountain부터 나는 이런 산장 같은 숙소들을 좋아했다.

이날은 바다의 눈이라는 뜻을 가진 호수 Morskie oko를 보기 위해 3시간 등산이 예정되어 있었다.

또 등산지로 이동하기 위해선 1시간가량 버스를 타야 했는데 그전에 점심을 여기서 해결하고 가기로 했다.

메뉴는 내가 구글 맵을 보고 선택했는데 Thai 음식집을 골랐다.

지도를 보고도 잘 못 찾아서 애먹었는데 결국에는 잘 도착했다.

근데 사장님이 아직 내부는 오픈 전이라고 밖에서 먹으라고 했는데, 무슨 타이 정원에서 식사하는 기분이었다.

옆에서는 시냇물이 흐르고 풀이 우거져있어서 웃겼다.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 소리를 들으며 밥을 먹었다

식사를 마친 후에 서둘러서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차로 왕복 2시간에

등산까지 합해서 최소 5시간이 걸리는 길이었기 때문에 해가 지기 전에 내려오려면 조금 서둘러야 했다.

정류장에 도착하니 Morskie Oko라고 적힌 미니버스들이 많았다.

시간표를 보니 15분 뒤에 출발한다고 해서 잡카에 들러 물을 하나 산 후 출발!

1시간 정도 달려서 산 초입에 도착하니 마차들이 보였다.

모로스키에 오코까지는 마차로 이동이 가능한데 현금을 지불하면 태워다 준다.

등산이랑 하산 가격이 다른데 둘 중에 꼭 한 번은 도보로 이동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나저나 말이 너무 불쌍해 보였다 ㅠ

우리는 하산할 때 타기로 하고 천천히 등산을 시작했다.

가파른 경사가 없고 약간 경사 5도 정도의 길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는데 주영이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걸었다.

혼자 등산하면 좀 많이 심심할 듯한데 말동무가 있으면 심심하지 않다.

등산을 시작한 지 30분 정도 됐을 무렵 고라니가 나와서 풀을 뜯고 있었다

새삼 내가 자연 속에 들어와 있다는 게 실감이 났다.

오르면서 생전 처음 보는 자연경관을 보고 있으니 이전까지와의 다른 여행에 행복했다.

정신없는 도시에서 한적한 자연으로의 여행에 힐링했다.

근데 올라가면서 자꾸 내려오는 사람들이랑 이상하리만치 눈이 마주쳤다.

계속 우리 쪽을 보는 듯한 느낌, 그래도 대부분이 웃어줘서 ^ㅡ^ 이 표정으로 등반했다.

가는 길에 로디를 팔고 있어서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주영이가 아는 폴란드어 총동원해서 주문했는데 그냥 웃겼다 ㅋㅋ

등산 중에 먹는 로디라 그런지 내가 먹어본 것 중에 손에 꼽혔다.

그렇게 2시간가량의 등산 끝에 드디어 [바다의 눈]에 도착했다

보는 순간 정말 숨이 턱 막히는 장관이었다.

예전에 미국에서 로키산맥 여행을 갔을 때의 그 느낌이었지만 더 예뻤다.

아직 완전한 여름이 아니라 그런지 조금의 만년설이 남아 있었고 산에 구름이 걸쳐있는 게

더 신비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만년설이 녹아 생긴 푸른빛 물이 정말 아름다웠다.

자연 앞에 압도된다는 말을 처음으로 느꼈다

그래서 바로 사정없이 따봉을 갈겼다

그 후에는 그냥 주영이랑 만년설을 밟아 보기도 하고, 물가에 앉아보기도 하고, 돌 위에 서보기도 하며

충분히 만끽했다.

참 예뻤네…

그러던 중에 갑자기 누가 위에서 “주용? what ? another 주용!! you both 주용!!” 하길래

위에를 쳐다봤더니 지난번 토른편에 나온 “항늦친” 데이트라가 서있었다.

포즈난도 아니고 자코파네에서 그것도 모로스키에 오코에서 만나다니 ㅋㅋㅋㅋ

그래서 인도네시아 친구들이랑 인사를 나눈 뒤에 애들이 하산해야 해서 갔다.

잘 가라 항늦친아~~~ 이제는 늦지 마라~~

우리끼리 조금 더 즐기다가 너무 어두워지기 전에 하산하기 위해 마차 승강장으로 이동했다.

안녕 Morskie Oko 특별한 경험을 선물해줘서 너무 고마워!!

3시간의 산행이 아깝지 않은 풍경이었다

마차 승강장에 가니 말들이 건초를 먹으며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미안하긴 했지만 점점 해가 떨어지며 날씨가 추워지고 있어서 돈을 지불하고 탑승했다.

우리 말고도 한국인 부부가 같이 있었는데 갑자기 주영이가

“아 한국인이세요? 안녕하세요~~호호” 하며 말을 걸었다

너무 뜬금없어서 혼자 옆에서 웃었다.

가자 이놈아!

마차를 타고 내려가니 2시간 코스를 20분 만에 내려왔다.

많은 동경의 시선은 덤~~

아 참 내려가는 길에 항늦친 또 만났다

또 늦네 또 늦어~~

내려와서 다시 자코파네로 이동하기 위해 버스 정류장으로 갔다.

5분 뒤에 출발하는 버스가 있어서 탑승을 하니 운 좋게 2자리가 남아 있었다.

우리 뒤에 온 인디언 커플은 자리가 없어서 서서 갔는데 남자분이 내 옆에 서 있었다.

근데 진짜 그 인도 남자 암내에 질식해서 죽을 뻔했음.

제발 자리가 나서 저 사람이 뒤로 가길 기도하면서 갔다.

진짜 구글 지도 보면서 얼마나 남았는지만 계속 봤다 ㅠㅠ

그렇게 지옥의 문턱에서 겨우 살아돌아 와서 자코파네에 도착할 수 있었다.

저녁은 주영이가 미리 찾아둔 자코파네 전통 음식점을 가기로 했다.

가는 동안 노을이 넘어가고 있었는데 자코파네 도시 분위기와 겹쳐서 너무 낭만적이었다.

여기서 살고 싶다

폴란드 국내여행이었지만 정말 이국적인 모습에 마음을 빼앗겨 버렸다.

동네 아이스크림 집도 운치가 있고 비에드롱카도 색다르게 예뻤다.

오늘 저녁 식당은 내가 가본 식당 중에 단연코 가장 독특했다.

우선 악사들이 엄청나게 큰 소리로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이것만으로도 띠용한데 그 음악에 맞춰서 할머니들이 막춤을 추고 계셨다.

테이블은 기다란 피크닉 테이블 구조라 모르는 사람이랑 합석했다.

그리고 직원은 주문을 받을 때마다 무슨 화로 천장을 주먹으로 쾅쾅 치고 이 모든 상황이 그냥 웃겼다.

그럼에도 따뜻했던 분위기와 맛있는 음식이 기억에 남는다.

좋은 기억으로 남은걸 보니 이 식당도 성공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거의 10시가 되었다.

숙소로 돌아와서 씻고 술을 마시고 잠에 들었다.

사실 술은 딱 한 잔 마셨다. 뚝딱 뚝딱 술상을 준비하는 덴 1시간이 필요했지만

나에겐 딱 한 잔이, 그만큼만 필요했다.

참 따뜻한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