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교환학생] 2022 04 08 ~ 2022 04 11 부다페스트 탐방기 2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 : 네이버 블로그

2022 04 10(토)

새벽 5시 취침의 후폭풍은 엄청났다.

세체니 온천이 8시 반부터 입장이라서 조금이라도 깨끗한 물에 몸을 담그고 싶어 하던 우리는 최소 7시에는 일어나야 했다.

ㅋ 어림도 없지 바로 9시에 기상해버림 ~~

일어나서 겨우겨우 후다닥 샤워만 하고 주영이랑 효빈이가 준비해 준 프렌치토스트 먹고 세체니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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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날은 다시 날씨가 기가 막혔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

날씨는 조금 쌀쌀했지만 어제에 비하면 이 정도도 감지덕지였다

세체니 온천이 엄청난 관광명소라 사실 주영이랑 효빈이는 사람이 많을 것을 우려해서

본인들만 몰래 7시 반에 기상해서 온천에 올 생각이었다고 했다.

실로 배은망덕한 행실이 아닐 수 없으나 이해한다.

나도 엄청난 웨이팅을 예상하고 온천 앞에 도착했는데 웨이팅은 무슨 동네 부곡하와이 입장하는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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휑~~~~

다행히 웨이팅 없이 입장 성공!

우리는 편하게 옷 갈아입을 곳을 위해 남자 둘이서 라커 하나 케빈 하나를 빌렸고

무난하게 옷을 갈아입고 입장을 했다.

세체니 온천에 대한 나의 첫인상은 마치 그리스 로마 신화에 신들의 목욕탕에 온 것 같았다.

양쪽에 큰 온천 2개가 있고 중앙에는 수영을 할 수 있는 수영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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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체는 외부 온도로 인해 시원하고 하체는 물 온도로 인해 따듯했다

파란 하늘과 물이 어우러져서 물 색이 평소보다 더 예뻐 보였다.

이외에도 안쪽에 사우나와 맥주 탕이 있으니까 꼭 체험해 보길 바란다.

온천은 내 기대 이상이었다.

사진엔 없지만 여기서 할아버지 두 분 수중체스 하심 진짜 힙한나라다

그리고 한국에서 수모랑 수경을 챙겨온 보람이 있었다 ㅠㅠ

수모가 없으면 수영장에 입장을 못하는데 나는 수경까지 있어서 당당하게 입장했음

유니버시아드 레포츠센터 출신 수영력 14년에 빛나는 나 장주영 또 이런 기회는 못 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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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한 마리 청새치가 되어 물살을 박살 내놨다.

현실은 그냥 아쿠아 영남 회장이었음…

혼자 50분 정도 수영을 하고 나니 힘이 쪼옥 빠지더라

목욕 2시간에 수영 50분이면 충분히 그럴만해

아무튼 만족스러운 세체니 온천을 마치고 점심으로 중국집을 가려고 나섰다.

근데 주말이라 Bolt가 안 잡혀서 택시 표준 요금 표를 믿고 개인택시를 잡아탔는데

기사가 우리한테 바가지 씌워버림 미터기가 내 심장박동 수만큼 빠르게 올라가더라

그나마 가까운 거리라 많이 나오지 않기도 했고 3시간에 걸친 목욕으로 애들이 다 지친 터라 더 이상 싸우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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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S-817 이 천하의 개자식 차는 타지 않도록 하자, 되도록이면 BOLT 앱을 이용하는 게 최고다.

이 빡친기분을 오토 카지 하고 있는데 중국집에서 바로 Food therapy 당해버림

양장피, 마파두부, 꿔바로우, 우육면, 볶음밥 이렇게 시켰는데 정말 너무너무 맛있었다.

예전 미국에서 중국집 가서 밥 먹던 생각이 났다 중국 본토의 맛 짜요!

종업원이 영어를 못해서 걱정이었는데 주영이가 중국어로 딱딱딱 주문했다.

“마포 두부 이~거~, 꿔바로우 산” 보고 반해서 주영이 번호표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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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는 양장피만 있는데 다 정말 맛있었음

행복한 점심을 먹고 어제 못 간 성 이슈트반 대성당으로 갔다.

티켓 오피스에 줄이 엄청 길어서 의문이었는데

일요일을 맞아 미사에 입장하려는 사람들로 인해 더 길었다.

우리는 운 좋게 미사도 체험해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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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이슈트반 대성당은 내가 다녀본 성당중에 가장 따듯했다.

프라하는 차가웠고, 베를린 돔은 거대했는데 여기는 은은한 조명과 붉은 내부 때문인지 따듯한 느낌을 줬다.

그래서 더 맘에 들었다

예배당을 지나 옆문으로 나오게 되면 전망대에 올라갈 수 있는 통로가 있다.

여기 티켓은 별도로 구매해야 하니 티켓 오피스에서 구매하길 바란다.

중간지점까지 엘리베이터로 이동할 수 있고 그 이후에는 기호에 따라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거나

계단으로 올라갈 수 있는데 계단은 미친 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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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는 정말 좋다 특히 파란 하늘에 구름 몇 점과 저 관람차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어느 도시든 방문하게 되면 전망대를 오르는 편인데

그래야 그 도시를 한층 더 이해하고 눈에 담을 수 있다

노홍철 따라잡기

으음~~ 아직!

전망대에서 바람이 미친 듯이 불어서 잘못하면 휴대폰이 날아가겠다 싶었다.

준 돼지에 육박하는 나는 날아갈 염려가 없기 때문에 전망대를 보고 내려왔다.

성 이슈트반 성당 맞은편에는 유명한 젤라또 집이 있는데 장미 모양의 젤라또를 만들어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보기에도 좋은 음식이 먹기도 좋다고 했는데 충분히 맛있는 맛이지만 베를린 CANAL이 넘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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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양만큼은 기가 막힌다

바람 부는 곳에서 열심히 젤라또를 먹고 있는데 책상이 지진 난 거 마냥 떨리길래

앞을 보니 우리 불쌍한 어린양 현구가 추위에 떨고 있었다.

미련하게 얇은 옷만 가지고 와서 걱정이었는데 현구가 먹던 검은 젤라또가 피처럼 입에서 한 방울 떨어지길래

추위를 참기 위해 혀를 씹은 줄 알았다…

역대급으로 안쓰러웠다

최고 현구야 다음부터는 더 따듯한 옷을 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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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자특) 얇은 옷 입으면 상남자인 줄 암

젤라또를 먹고는 짐을 두기 위해 기분 좋게 숙소까지 걸어갔다.

마치 토요일 아침에 목욕하고 바구니 들고 집에 돌아가는 딱 그 바이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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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보이는 어글리 코리안 3인방

“They are Chinese”

집에 돌아와서는 각자 지친 몸을 회복시키기 위해 저마다의 방법으로 열심히 쉬었다.

내가 선택한 방법은 어제 들린 러쉬매장에서 산 입욕제를 풀고 반신욕을 하는 것

내 반신욕을 위해 물난리가 난 자쿠지 화장실을 효빈 생쥐랑 주영 생쥐가 치웠다.

고마워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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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서 가장 편안한 40분이었다.

해리포터 보면서 반신욕 하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했다.

저 마다의 휴식을 마치고 저녁은 아이들이 강력하게 원하는 한식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그중에서도 현구가 그토록 원하는 닭발집을 가려고 했는데

20:00였는데 재료 소진으로 문을 닫은 상태였다.

종업원분이 서투른 한국어로 “재료 없어요~~ 자리도 없어요~~” 하는데 너무 얄미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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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움을 뒤로 한 채로 다른 한식당인 [비빔밥]이라는 곳을 갔다.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 했던가.

우리는 여기를 만나기 위해 그 먼 길을 헤맸다 보다.

들어가니 박서준 님의 사인이 보였다 이미 증명된 맛집인 셈

박세로이가 선택한 집? 재밌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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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Classic 하게 뼈해장국을 시켰지만 재료 소진으로 거절.

그래서 바로 김치찌개로 급 선회.

양 진짜 많았음 맛도 최고였음 약간 칼칼한 게 이 집 김치찌개의 매력인 듯하다.

밥 1.5공기를 싹싹 비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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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마치고 나니 벌써 11시가 가까운 시간이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길 건너에 술 취한 남자 2명이 걸어오길래 불안하다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우리를 스쳐지날 때 “CHING CHANH CHONG” 하면서 소리 지르더라

그래서 “Fuck You”로 응수해 줬다.

저런 떨거지들은 왜 어딜 가나 있는지 모르겠다.

깡이 있으면 와서 이야길 할 것이지 그것도 못함

집에 와서 다 같이 러시에서 산 슈렉 팩을 하고 내일을 준비하기 위해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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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04 11(일)

마지막 날 아침은 브런치를 먹기로 했다.

서둘러 먼저 준비하고 남들이 준비하는 동안 내 최애 자리인 해먹에서 생각에 잠겼다

오늘도 너무나 맑은 하늘 집에 해먹 설치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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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를 먹으러 가는 길에 꽃집에서

엄마가 좋아하는 코스모스를 팔고 있었다.

나는 정말 운이 좋아서 어머니랑 동생이 7월에 폴란드를 오기로 했는데 빨리 같이 다니고 싶다

하나님께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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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간 브런치 집은 [CIRKUSZ]라는 곳인데

매시간 브런치를 팔 정도로 소문난 브런치 맛집이었다.

이미 도착했을 때 줄이 길게 서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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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30분 정도 웨이팅을 한 뒤 들어가서 나는 내 뻬이보릿

“English Breakfast”를 시켰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주 맛있는 브런치인 건 사실이다. 30분 정도 기다릴 만하고 깔끔하다

소시지와 버섯이 특히 맛있으며 토마토가 독특하다 베이크드 빈은 약간 설익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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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프라하 사보이를 뛰어넘을 순 없었음…

비행기가 13:10분 게이트 클로즈라 최대한 서둘러서 브런치를 먹고 공항으로 향했다.

국제선을 탈 때는 2시간 먼저 가는 것이 원칙이나 EU끼리는 그럴 필요 없는 듯

내 생각에는 한 시간 전에만 도착하면 충분하다

공항 가는 하늘이 진짜 이뻐서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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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 도착해서 전광판을 보니 역시나 Ryan Air 당당하게 30분 Delay가 떠 있었다.

브런치를 허겁지겁 먹은 게 아쉬웠지만 여유가 생긴 시간 동안 면세점을 보기로 함.

나는 딱히 살 것이 없었고 윤주 향수 사는 걸 도와줬다.

내가 좋아하는 Chloe 향수를 추천해 줬는데 윤주가 엄청 마음에 들어 해서 바로 구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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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제는 부다페스트를 떠날 시간이 왔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유럽여행을 다녀본 사람들이 인생 여행지로 꼽는 곳 중에 하나인데

직접 경험해 보니 왜 그토록 기억에 남아 하는지 알 듯했다.

낮에는 맘 편히 푸근하게 여행할 수 있고 밤에는 야경에 취할 수 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봤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관광지는 아무래도 어부의 요새와 세체니 온천인 것을 봤을 때

두 관광지가 부다페스트의 모습을 잘 표현해 주고 있는 듯하다.

이번 여행은 2~3명이서 다녀온 여행들과는 달리 5명으로 비교적 큰 그룹을 형성해서 다녔는데

색다른 방식의 여행이었다.

장점과 단점이 분명히 있었고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았던 여행이었다.

행복한 기억이 많이 남은 여행인 걸 보니 이번 여행도 성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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